추적 60분.E49.240726 > 매회) 시사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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07.26 23:23
지난달 18일, 더본코리아 본사 앞에서 연돈볼카츠 점주들이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들은 본사가 가맹점을 모집하는 과정에서 허위 과장 매출액과 수익률을 제시했고, 이로 인해 피해를 보았다고 주장했다. 이달 4일에는 아리따움 점주들이 아모레퍼시픽 본사 앞에서 집회를 열었다. 모기업 아모레퍼시픽이 아리따움에 주요 상품 공급을 중단하고 경쟁사에 공급한 사실을 규탄하기 위해서였다. 도대체 무엇이 매장에 있어야 할 점주들을 거리에 나오게 했나. '추적60분'이 가맹본사와 점주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연돈볼카츠에 무슨 일이?
연돈볼카츠 A 지점을 운영하는 정윤기 씨는, 계약 전 평균 월매출이 3,000만 원이라는 본사 영업사원의 이야기를 듣고 출점을 결심했다. 첫 달에는 3,000만 원의 매출을 올렸다. 하지만, 바로 다음 달부터 매출은 급락해 현재는 첫 달 매출의 3분의 1까지 떨어졌다. 오전부터 밤늦게까지 12시간을 꼬박 일해도 실제로 손에 쥐는 돈은 50만 원이 채 안 되는 상황. 이제는 해탈의 경지에 이르렀다고 정윤기 씨는 말했다. 가맹사업법상, 가맹본부는 창업 희망자에게 예상 매출액을 객관적으로 산정하여 서면으로 제공하게 되어있다. 정윤기 씨도 예상매출산정서를 받았다. 하지만 이전에 구두로 들었던 액수보다 현저히 낮았다. 출점해도 매출이 안 나올까 염려된 그는 본사 담당자에게 재차 3,000만 원 매출에 대해 물어봤다. 본사 담당자는 현재 평균 매출이 3,000만 원 나오고 있으니까 무시해도 된다고 자신했다. 이런 설명은 정윤기 씨만 들은 것이 아니다.
"저희는 (매출이) 한 달에 3,500만 원 정도라는 얘기는 들었어요.
최하로 잡았을 때 ‘초기에는 배달을 안 하더라도
3,500만 원 정도는 찍을 수 있을 것이다’라고 얘기를 해 주셨죠."
김성태(가명) / 연돈볼카츠 B 지점 점주
연돈볼카츠 B 지점을 운영하는 김성태(가명) 씨 또한 평균 월매출 3,000만 원에 대해 설명받은 적 있다고 말했다. 그도 본사 직원의 말만 믿고 매장을 열었으나, 역시 첫 달 이후 매출은 급락하여 현재 월매출은 700만 원에 불과하다.
"가맹가맹사업법에는 ‘허위‧과장된 정보 제공 금지’라는 게 있습니다.
가맹사업법은 위반 시에 형벌과 징역을 부과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말하는 허위 과장된 정보 제공 금지는
이 정도 매출이 나온다고 객관적 근거 없이 제시하는
행위 자체를 하지 말라는 겁니다."
정종열 / 가맹거래사
'추적60분' 제작진은 부풀려진 예상 매출액에 관하여 본사의 입장을 물었다. 본사는 가맹점들의 실제 당월 평균 매출액은 3,000만 원 수준이었으며 당시 영업 담당 직원이 ‘월 3,000만 원’을 언급한 취지는 ‘이 정도 예상하고 있다’는 가정을 전제한 것이었지 ‘개점하면 그만큼의 매출이 보장된다’는 취지의 언급이 아니었음을 밝혀왔다.
■ 본사가 가맹점을 죽인다?
아모레퍼시픽의 로드숍 브랜드인 아리따움은 출시 후 1년 만에 매장 수 1,000개를 돌파하며 로드숍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하지만, 최근 3년 새 아리따움 가맹점 580개 이상이 폐점했다. 2019년부터 본사가 온라인 판매를 시작하면서 대부분의 행사는 온라인에서만 진행됐고 가맹점은 사실상 온라인 구매를 위한 테스트 매장으로 전락했다.
"처음에 매장을 시작했을 때는 ‘이 회사 정말 대단한 회사다’
손님들이 엄청나게 많았었거든요.
이 작은 매장에 조그마한 5,000원짜리 아이섀도 행사를 하면
동시간에 한 60~70명 되는 학생들이 와서 물건을 사고 그랬었어요.
어느 날부터 갑자기 ‘온라인이 대세다’라는 표현을 쓰기 시작하면서
저희 행사하던 제품들이 일제히 종료되고 중단시켜 버리고
가맹점에는 많은 날들을 정상가에 팔게 만들어 놓고
정작 본인(본사)들은 온라인에서 매일 할인 판매를 하면서"
장종태(가명) / 아리따움 A 지점 점주
매출이 급락해 점주들이 항의했지만, 오히려 본사는 가맹점의 인기품목을 단종시키고 경쟁사 매장에 기획, 할인 상품을 판매했다. 제작진이 경쟁사 매장을 직접 방문해 본 결과, 같은 제품을 경쟁사 매장에서 더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었다. 가맹점과 ‘상생’을 해야 하는 본사가 ‘팀킬’을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 아리따움 점주들은 이 상황을 이해할 수 없다고 말했다.
"어찌 보면 어디가 가맹점인지 알 수 없을 정도로
경쟁사 매장에 매우 많은 집중을 하고 있죠.
가맹점을 운영하고 싶은 마음이 전혀 없다고 보고 있죠.
매장들이 줄어들게 되면 얼마 남지 않겠죠.
그때는 (본사에서) 가맹점을 종료하겠다 선언해도
남아 있는 매장이 얼마 없으니까 (보상) 비용도 많이 들지 않을 거고요."
장종태(가명) / 아리따움 A 지점 점주
제작진이 가맹점주들의 어려움을 전하자, 본사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은 상생의 의지가 있으며, 추후 내부 점검을 할 것이라 답했다.
■ 출점은 쉽고 출구는 없다 :
이규호 씨는 남양주에서 5년간 안정적으로 편의점을 운영했다. 그러던 중, 타 브랜드 편의점이 더 높은 장려금을 준다며 출점을 제안했고, 이규호 씨는 브랜드를 옮겨 편의점을 새로 개점했다. 하지만, 예상했던 매출은 나오지 않았다. 빚을 내 운영하다 그것도 여의찮게 되자 이규호 씨는 결국 폐점을 결정했다. 그러자, 본사에서는 거액의 위약금(폐점 비용)을 요구했다.
"장사 시작하자마자 그달부터 적자였어요.
엄청난 적자였습니다.
가겟세도 안 나올 정도로 장사가 안됐어요.
최악이 온 거예요. 이제 가게를 더하면 나는 폐인되는 거죠.
계약하기 전에는 난리죠.
자기들 계약 따려고 모든 현혹을 다 하는 거죠.
그런 식으로 5년 계약을 해서 적자가 나도 빠져나가지 못하게"
이규호(61) / ‘ㄱ’ 편의점 점주
폐점을 앞둔 다른 점주를 만나보았다. ‘ㄴ’ 편의점을 운영하는 이동현 씨는 비교적 낮은 창업비용에 혹해 편의점을 시작하였지만, 저조한 매출에 대출로 버텨오다 결국 폐업을 결심하고 개인회생을 알아보고 있다. 2021년, 국내 프랜차이즈 편의점 수는 5만 개를 넘어섰다. 점주는 힘들어하는데 편의점은 늘어나는 이유는 무엇일까. 전문가들은 프랜차이즈 본사의 주 수입원이 차액가맹금이라는 점을 지적한다. 차액가맹금이란 가맹본부가 점주들에게 영업에 필요한 물건을 공급하면서 남기는 일종의 ‘유통 마진’이다.
"차액가맹금 방식이 되면
일단 점포 수를 많이 하는 게
본부가 유리할 수 있습니다.
왜냐하면 공급을 많이 할 수가 있죠
공급을 많이 하게 되면 남는 게 많다."
이정희 / 중앙대학교 경제학과 교수
처음에 오픈할 때는 본사가 이것저것 다 같이 도와주잖아요.
인허가하러 구청에 갈 때도 같이 따라다니면서
모든 걸 다 해주고 근데 막상 저희가
‘못하겠다. 지금 손해가 너무 크다’라고 했을 때는
‘네가 알아서 해. 재고도 네가 알아서 처리해
너 4개월밖에 운영 안 했으니까, 우리 하나도 못 해줘’
김지은(가명) / ‘ㄷ’ 편의점 폐점
■ 상생의 길은?
지난 5월 9일, 가맹점주들이 국회 앞에 모여 가맹점주들이 구성한 가맹점주단체를 공정위
등에 등록할 수 있도록 하는 ‘가맹점주단체 등록제’와 등록된 가맹점주단체가 가맹본부에 협의를
요청할 경우 이에 응하여야 할 의무를 부과하는 ‘상생 협의권’을 담은 가맹사업법 개정안의 본회의 통과를 촉구했다.
그러나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21대 마지막 국회 본회의에서 미상정되었다. 기업 측이 점주들은 노동자가 아니며, 협상권이 남발될 수 있다며 반대하는 가운데, 가맹사업법 개정안은 22대 국회에서 또다시 논의될 예정이다.
"가장 근본은 뭐냐 하면 가맹점주들이 모여서 협의를 하자고
요청할 수 있는 그런 권리가 핵심이라는 거예요.
할리스(커피) 사례를 보면 10년 동안
한 번도 못 만났는데 저희가 주선해서 만났거든요.
그러면서 ‘몇 번 만에 다 해결됐다.
10년 동안 해결되지 못했던 것들이
몇 번 만나니까 다 해결됐다.’
100가지 법보다 한 번의 만남이 더 좋더라."
민병덕 / 국회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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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시사 매회 줄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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